2025 그래미: 컨트리로 역사를 쓴 비욘세, 강렬했던 켄드릭 라마

2025년 2월 2일,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7회 그래미 어워드는 음악적 성취를 기리는 동시에 업계 내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밤이었다. 올해도 진행은 트레버 노아가 맡았으며, 전통적인 아이콘과 신예 아티스트들이 어우러진 무대는 현대 음악의 변화하는 흐름을 반영했다.

비욘세의 역사적인 순간

이미 그래미 역사상 가장 많은 수상 기록을 보유한 비욘세는 올해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최다 후보에 올랐다. 특히 컨트리 음악에 도전한 앨범 Cowboy Carter가 주목받았다. 그녀는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 최우수 컨트리 앨범(Best Country Album), 그리고 마일리 사이러스와 함께한 "II Most Wanted"로 최우수 컨트리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Country Duo/Group Performance)까지 총 3관왕을 차지했다. 이로써 비욘세는 그래미 역사상 최초로 ‘최우수 컨트리 앨범’을 수상한 흑인 아티스트이자, 1999년 로린 힐 이후 ‘올해의 앨범’을 수상한 첫 흑인 여성으로 기록됐다.

비욘세의 "COWBOY CARTER" 앨범에 관한 내용은 아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켄드릭 라마의 강렬한 승리

켄드릭 라마는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와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를 포함해 총 5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수상곡 Not Like Us는 많은 이들이 업계 라이벌인 드레이크를 겨냥한 곡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라마의 날카로운 가사와 서사적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이번 그래미를 통해 그는 다시 한번 현대 힙합의 선두 주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신예들의 약진과 인상적인 무대

Chappell Roan

올해 그래미는 새로운 얼굴들의 부상도 조명했다. 베스트 신인 아티스트(Best New Artist) 부문에서는 차펠 론(Chappell Roan)이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메인스트림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차펠 론에 관한 이야기는 아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Doechii - DENIAL IS A RIVER

도치(Doechii)의 Alligator Bites Never Heal은 최우수 랩 앨범(Best Rap Album)을 수상하며, 로린 힐과 카디 비에 이어 이 부문을 수상한 세 번째 여성 아티스트가 됐다. Doechii의 DENIAL IS A RIVER는 감각적인 프로덕션과 강렬한 랩 퍼포먼스로 자기 확신과 감정의 흐름을 재치있게 표현한 곡이다.

퍼포먼스 또한 인상적이었다. 브루노 마스와 레이디 가가는 'California Dreamin’을 애절하게 재해석하며 최근 캘리포니아를 휩쓴 산불 피해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논란과 이변

그러나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논란은 피할 수 없었다. 빌리 아일리시와 테일러 스위프트처럼 여러 부문 후보에 오른 아티스트들이 단 하나의 트로피도 거머쥐지 못한 점은 팬들의 불만을 샀다. 이에 대해 빌리 아일리시의 오빠이자 음악적 파트너인 피니어스 오코넬(Finneas O'Connell)은 모든 아티스트의 성취를 축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빌리 아일리시의 앨범 "HIT ME HARD AND SOFT"에 관한 내용은 아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2025년 그래미 어워드는 혁신적인 성취와 잊을 수 없는 무대를 축하하는 자리였지만, 동시에 음악 산업이 안고 있는 논란과 불균형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 행사이기도 했다. 음악적 다양성과 예술적 표현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그래미는 여전히 찬사와 비판이 교차하는 무대이며, 현대 음악의 복잡한 풍경을 반영하는 거울과 같은 존재로 남았다.